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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용 백팩 하나로 2주 유럽여행: 짐싸기 리스트 전부 공개

by 반하다영원히 2025. 5. 22.

✈️ 1. 왜 기내용 백팩 하나만 들고 떠났는가


2주간의 유럽 여행을 기내용 백팩 하나로 떠난다는 건, 많은 이들에게 ‘무리수’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기내용 백팩 하나로 2주 유럽여행을 위해 짐싸기 리스트를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을 떠날 때, 특히 유럽 같은 여러 나라를 넘나드는 장거리 여행에서는 큰 캐리어를 기본으로 생각하죠. 저 역시 처음엔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좀 다르게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짐을 줄이는 걸 넘어, 내 여행 방식 자체를 실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기내용 백팩 하나로의 미니멀 여행이었습니다.

왜 백팩 하나로만 떠났느냐고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이동의 효율성입니다. 기차를 타고 도시를 옮기거나, 지하철을 갈아타고 숙소를 찾는 과정에서 캐리어는 종종 짐이 됩니다. 특히 유럽의 낡은 계단, 자갈길, 좁은 도로에서는 바퀴가 있는 캐리어보다 양 어깨에 멜 수 있는 백팩이 훨씬 편했어요. 둘째, 짐을 줄이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정신적 여유였습니다. 물리적으로 가벼워지니 마음도 가벼워지더라고요. 무엇을 가져갈지보다, 무엇을 안 가져갈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가 여행에서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졌습니다. 셋째는 기내용이라는 조건 덕분에 공항에서의 시간 절약이었습니다. 수하물 대기 시간이 없고, 이동 시 언제든지 내 짐을 들고 움직일 수 있다는 건 의외로 큰 자유를 안겨주더군요.

기내용 백팩 하나로 여행을 떠나는 건 단순히 ‘짐을 적게 챙긴다’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여행 자체의 우선순위를 재설계하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어떤 것을 버리고, 어떤 것을 남길지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내가 이 여행에서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선명하게 보였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돌아와서 느낀 건 하나였습니다. "더 이상 큰 캐리어는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다."

 

🎒 2. 실제 짐싸기 리스트: 의외로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


백팩 하나로 2주를 버티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이 필요했습니다. 그냥 아무 옷이나 넣는다고 해결되지 않더라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목적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의 물건이 두 가지 이상 역할을 해내야 진짜 미니멀 짐싸기가 가능해집니다. 아래는 실제로 제가 유럽에 가져간 짐 리스트와, 사용 후기입니다.

✅ 의류 (최소화 + 계절 고려)
상의 3벌 (반팔 2, 긴팔 1)

하의 2벌 (바지 1, 기능성 레깅스 1)

겉옷 1벌 (얇은 바람막이 겸 우비)

속옷 4벌, 양말 4켤레

수영복 1벌 (온천/숙소 이용 대비)

슬리퍼 1켤레

초경량 운동화 1켤레 (착용)

옷은 ‘겹쳐 입을 수 있는가’, ‘빨아서 빨리 마르는가’를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숙소에서 손빨래 후 하루 말리면 충분했습니다. 다만 슬랙스나 청바지류는 무겁고 잘 마르지 않아 비추천합니다. 대신 기능성 바지나 레깅스를 적극 활용했죠.

✅ 세면도구 & 위생용품
여행용 칫솔, 치약

고체 비누 겸 샴푸 바

작은 수건 1장

면도기, 손톱깎이

미니 약 파우치 (지사제, 감기약 등)

특히 고체 비누와 샴푸 바는 액체 규제에 안 걸려서 기내용 짐싸기에 큰 도움이 됩니다. 무게도 적고 흘러내릴 걱정이 없으니 진심으로 추천해요.

✅ 전자기기 및 기타
스마트폰 + 충전기 + 멀티 어댑터

보조 배터리 (1만 mAh 이하)

아이패드 미니 (노트북 대신)

여권 + 디지털 사본 USB

여행 노트, 펜

에어팟

세탁용 비누 시트 & 집게 3개

전자기기는 무게보다 ‘필요한가’를 따졌습니다. 카메라 대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충분히 커버했고, 노트북 대신 아이패드 미니와 키보드를 챙겼습니다. 또, 빨래를 위해 가벼운 빨랫줄 대신 클립과 수건걸이를 겸용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져가지 않아도 괜찮았던 물건은 ‘여분의 신발’과 ‘책’이었어요. 신발은 한 켤레로 충분했고, 책은 디지털로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꼭 필요했던 것은 ‘멀티 어댑터’와 ‘얇은 겉옷’이었습니다. 유럽의 날씨는 예측 불가라 반드시 대비해야 해요.

 

🌍 3. 백팩 여행이 바꿔놓은 나의 여행 방식


2주간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내 여행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여행 전에는 '더 많이 보기'와 '더 많이 가져가기'가 여행의 핵심인 줄 알았지만, 돌아와 보니 그 모든 생각이 틀렸다는 걸 느꼈습니다.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소유’에 대한 기준이었습니다.

백팩 하나에 모든 걸 넣고 다니다 보니, 물건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해졌어요.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기 위해선 많은 것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 챙기는 게 정답이더라고요. 필요 없는 물건에 둘러싸이면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고, 그것들을 챙기느라 이동도 힘들어지고요. 여행의 본질은 결국 공간과 시간의 자유인데, 그 자유를 캐리어가 오히려 방해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미니멀하게 짐을 싸다 보니 하루하루의 루틴도 단순해졌습니다. 뭘 입을지 고민할 시간은 줄고, 대신 어디를 갈지, 무엇을 느낄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매일 비슷한 옷을 입는다는 건 누군가에겐 불편한 일일 수 있지만, 저에겐 새로운 해방감이었어요. 외형이 아닌, 행동으로 채워지는 하루가 더 의미 있게 느껴졌으니까요.

돌아온 이후, 일상 속에서도 ‘여행 때처럼 살아보자’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꼭 필요한 것만 두고, 복잡한 일정 대신 단순한 하루를 살아보는 시도. 기내용 백팩 여행은 단순한 짐싸기를 넘어서, 삶의 방식에까지 영향을 준 경험이었습니다. 여행을 가볍게 했더니, 내 삶도 가벼워졌다는 걸 알게 됐어요.

기내용 백팩 하나로 2주 유럽여행